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닛산 리프냐던 페라리, 아무도 안 원했던 맥라렌 — 몬터레이 경매 최고가 두 대는 모두 한때 조롱받거나 외면당한 차였다

닛산 리프냐던 페라리, 아무도 안 원했던 맥라렌 — 몬터레이 경매 최고가 두 대는 모두 한때 조롱받거나 외면당한 차였다

2026년 5월, 페라리가 첫 순수전기차 '루체(Luce) ‘Tailor Made’'를 공개했을 때 반응은 싸늘했다. 낮고 날렵한 차체 대신 크로스오버에 가까운 실루엣, 조니 아이브(Jony Ive)와 마크 뉴슨(Marc Newson)이 이끄는 스튜디오 러브프롬(LoveFrom)이 그린 미니멀한 인테리어까지. 온라인에서는 "닛산 리프 닮았다"는 조롱이 쏟아졌다. 페라리답지 않다는 게 요지였다.




그런데 지난 8월 17일, RM 소더비 몬터레이 경매에서 이 '조롱받던 EV'의 1호차(’Luce Tailor Made’ Chassis 0)가 4,000만 달러, 우리 돈으로 약 570억 원에 낙찰됐다. 사전 추정가(110만 달러)의 36배. 같은 해 초 1962년형 페라리 250 GTO가 세운 3,850만 달러 기록마저 넘어선 액수였다. 낙찰금 전액은 페라리 재단 교육기금에 기부됐고, 소더비는 수수료까지 면제했다.
같은 경매에서 또 하나의 기록이 나왔다. 1996년형 맥라렌 F1 GTR, 일명 '팝 아트(Pop Art)'가 3,465만 달러(약 490억 원)에 낙찰되며 맥라렌 브랜드 사상 최고가이자 영국산 자동차 역대 최고가를 갈아치웠다. 이 차의 주인은 핑크 플로이드의 드러머 닉 메이슨. 1999년 이 차를 살 당시 보험가액은 고작 300만 달러였다 — 당시엔 아무도 원치 않던 프로토타입 레이스카였다는 뜻이다.

메이슨은 이 차를 트레일러에 고이 모셔두는 대신 실제로 몰았다. 2017년 굿우드 페스티벌 시연 중에는 사고로 인해 수리 기록이 있다.

차는 복원됐고, 그는 27년간 소유를 이어갔다.
두 기록의 무게감은 경매 전체 흐름에서도 드러난다. RM 소더비 몬터레이 단독 낙찰 총액은 3억 7,600만 달러(194대 중 89% 낙찰), 상위 10개 로트 중 7개가 페라리였다. 같은 주 굿닝·크리스티스 경매에서는 셸비 코브라 데이토나 쿠페가 4,290만 달러에 낙찰되며 '미국에서 가장 비싼 경매차' 기록을 새로 썼다. 몬터레이 카위크 전체 거래액은 사상 최고인 7억 4,790만 달러에 달했다 — 이번 경매가 단순한 이변이 아니라 시장 전체가 강세였다는 뜻이다.
이번 몬터레이 경매 최고가 두 대가 공교롭게도 둘 다 '한때 조롱받거나 외면당했던 차'라는 사실은 우연이 아니다. 경매 시장이 반복적으로 증명하는 건, 가치는 모두가 좋다고 합의한 뒤가 아니라 다수가 의심하던 시점에 곁을 지킨 사람에게 가장 크게 쌓인다는 사실이다. 메이슨은 '레이스카를 사서 실제로 굴리는' 위험을 27년간 감수했고, 페라리는 '전기차로도 헤일로 모델을 만들 수 있다'는 비판을 정면으로 맞으며 루체를 밀어붙였다. 둘 다 대중의 갈채가 아니라 소수의 믿음에서 출발했다.

물론 이 정도 급의 차를 실제로 사고팔 수 있는 사람은 극소수다. 하지만 '아직 아무도 알아주지 않는 것의 가치를 먼저 알아보고, 그 곁을 지킨다'는 경험 자체는 자동차보다 훨씬 낮은 문턱에서도 가능하다. 예투(YEATU)가 미술, 공연, 영화 같은 문화 콘텐츠에 소액으로 투자할 수 있게 만든 이유도 여기에 있다 — 억만장자만 후원자가 될 수 있는 세상이 아니라, 누구나 좋아하는 작가와 작품의 초기 이야기에 함께할 수 있어야 한다는 믿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