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컵에 자신을 담은 유리작가 윤호석

에디터 A
컵에 자신을 담은 유리작가 윤호석
 

컵에 자신을 담은 유리작가 윤호석

"성공한 자신"을 유리로 빚어온 작가가, 이번엔 일상의 컵을 들었다


숨으로 형태를 만드는 사람

1992년생 유리작가 윤호석은 한국 남서울대학교에서 유리/도자를 전공한 뒤, 미국 Southern Illinois University Carbondale에서 유리 전공으로 석사 학위를 받았습니다. 이후 볼링 그린 주립대학교에서 강의했고, 미국 중서부의 대표적인 유리 예술 기관인 Toledo Museum of Art 스튜디오 아티스트, Belger Arts Center(캔자스시티)의 스튜디오 리드로 활동했습니다.

그가 다룬 기법은 글라스블로잉(Glassblowing) — 1,200도의 용광로에서 녹인 유리를 긴 쇠파이프 끝에 올린 뒤, 입으로 숨을 불어넣어 형태를 빚는 기술입니다. 수백 년 전 베네치아 무라노 섬에서 시작된 이 기법은 몸으로만 익힐 수 있는, 지극히 아날로그적인 공예입니다.

온도, 중력, 숨의 세기 — 모든 것이 변수인 작업. 유리는 식기 전에 형태를 잡아야 하기 때문에 작가는 언제나 시간과 싸웁니다.

TRI-PO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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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가 만들어온 것들 — "자신과 성공에 대한 갈망”

윤호석의 작업을 처음 접한 사람들은 종종 당황합니다. 정교하고 화려한 베네치아 스타일의 유리 위에 — 장난감이 올라가 있기 때문입니다.

그의 대표 시리즈 《IT'S JUST A TOY.》 는 팝 컬처 속 영웅과 악당에서 영감을 받은 피규어들을 크리스탈 유리와 결합한 작업입니다. 섬세한 스템웨어(stemware), 정교한 기물 형태, 수없이 반복되는 디테일들 — 그 아래에는 단순한 유희가 아닌 무거운 주제가 담겨 있습니다.

욕망, 성공, 물질주의 그리고 과시적 소비.

"자신과 성공에 대한 갈망"을 유리로 빚습니다. 투명하고 빛나고, 깨지기 쉬운 — 그 형태 자체가 이미 하나의 메시지입니다. 유리처럼 찬란해 보이지만, 결국 깨질 수 있는 것들에 대한 이야기.


한국으로 돌아온다는 것

미국에서 수년간 작업하고 가르치던 그가 한국으로 돌아왔습니다.

그런데 막상 돌아온 '집'이 낯설었다고 합니다. 오랫동안 다른 문화와 언어 속에서 살아온 몸이 모국의 환경에 다시 스며드는 과정 — 그 감각을 윤호석은 '침투(Invasion)' 라고 불렀습니다.

밖에서 안으로 들어오는 것. 혹은 안에 있던 것이 달라진 채로 다시 들어오는 것.

이번 전시는 그 감각으로부터 시작됩니다.

Vi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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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laster & Little Ha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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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S JUST A CUP." — 왜 하필 컵인가

기존 작업이 조형적 오브제에 집중했다면, 이번 전시에서 윤호석은 처음으로 실용적인 형태를 선택했습니다. 실제로 쓸 수 있는 것. 손에 쥘 수 있는 것. 일상에 놓일 수 있는 것.

그 형태가 이었습니다.

"그냥 컵"이라고 제목을 붙였지만 — 그 컵에는 베네치아의 기법이 있고, 중세 공예품의 흔적이 있고, 타지에서 보낸 시간이 있고, 낯선 감정이 있습니다.

일상의 오브제 안에 작가의 전부가 녹아 있는 셈입니다. 그리고 그것이 이번 전시가 말하고자 하는 '침투'의 방식이기도 합니다 — 거창하지 않게, 조용히, 일상 속으로 스며드는 것.

Mothership
Mothership

전시 정보

《IT'S JUST A CUP.》 — 윤호석 개인전

📅 2026. 05. 06 – 05. 30
🕐 화 – 토 / 오전 11시 – 오후 7시
📍 Crafts on the Hill | 서울시 종로구 북촌로 7길 20
🥂 오프닝 리셉션 : 05. 09 (토) 오후 5시

Instagram : @hoseok_youn
Website : www.hoseokyo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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