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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달의 작가 | 김규비
이 달의 작가 | 김규비

이 달의 작가 | 김규비
빛과 파동이 머무는 몽환의 세계
김규비 작가의 회화는 어린 시절 목욕탕에서 경험한
물 위에 몸이 풀려버리던 무중력의 순간에서 시작된다.
따뜻한 수면 위로 번지던 파동,
증기 사이로 스며들던 빛의 흔들림,
고요한 숨결과 함께 움직이던 색의 결.
그 감각은 기억의 저편으로 사라지지 않고,
오히려 더 선명해져 지금의 회화 세계로 이어졌다.

1. 액체의 언어 — 물·기름·빛이 남기는 감정의 흔적
김규비는 물, 기름, 빛처럼 섞이지 않는 재료들을 다룬다.
그러나 그 불일치는 갈등이 아니라, 리듬이 된다.
겹겹이 번지는 자국과 예측 불가능한 흐름은
의도와 우연이 교차하는 자리에서 하나의 장면을 만든다.
이 화면들에는 명확한 윤곽보다
흔들림과 번짐이 먼저 말을 건넨다.

2. 색의 파동 — 보이지 않는 움직임을 그리는 법
화면 곳곳을 채우는 색은 정지해 있지 않다.
미세하게 흔들리고, 서로를 밀고 당기며 이동한다.
그 결과, 작품 속 색은 물질이기보다
감정의 파장에 가깝다.
관람자는 이 파동 위에 자신을 얹고,
색이 데려가는 방향으로 흘러간다.

3. 몽환의 공간 — 바다와 우주 사이 어딘가
김규비의 풍경은 현실의 장소를 닮지 않았다.
그러나 낯설지 않다.
바다처럼 깊고, 우주처럼 비어 있으면서도
이상하게 마음 한켠을 붙잡는다.
공간은 실제 지형이 아니라
감정이 머무는 좌표로 기능한다.

4. 작가의 말
김규비의 회화는
“보는 것”보다 “머무는 것”에 가깝다.
정답을 요구하지 않고,
이해를 재촉하지 않는다.
그저, 잠시 붙잡혀도 괜찮은
빛과 파동의 자리를 내어줄 뿐이다.
이 달의 작가 | 김규비
빛과 파동이 머무는 몽환의 세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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