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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의 결, 색의 숨결: 서시환 작가 인터뷰
바람의 결, 색의 숨결: 서시환 작가 인터뷰

바람의 결, 색의 숨결: 서시환 작가 인터뷰
자연은 그에게 속삭인다. “있는 그대로 너를 담아도 좋아.”
“자연을 캔버스 위에 담는다면, 당신은 어떤 색을 고르시겠어요?”
서시환 작가는 그 질문에 평생을 바쳐 대답 중인 사람이다. 붓을 들고, 바람을 그리고, 한지 위에 숨결처럼 얇은 색을 쌓아올리는 그. 그의 작품은 조용하다. 하지만 그 조용함이 사람을 멈춰 세운다. 감정의 결이 느껴지는 색감, 말없이 마음을 건드리는 터치, 그 모든 것이 ‘자연의 언어’처럼 다가온다.
한지 위에 쌓이는 시간, 그리고 기억들

서시환 작가는 캔버스에 한지를 배접하고, 그 위에 아크릴을 풀어 수없이 붓질하며 밀도 있는 색을 만들어낸다.
그의 색은 겹겹이 쌓인다. 그건 단순한 채색이 아니라, 삶의 시간들이 층층이 드리운 풍경이다. 텃밭의 흙 내음, 남도의 바닷바람, 포천 산속의 고요한 오후. 그 모든 순간이 작은 붓질 속에 묻어 있다.
“자연은 저를 온전히 받아주는 대상이에요. 그 안에서 조화로운 울림을 찾고 싶어요.”
그의 그림을 가만히 들여다보면, 우리 마음속에도 오래전 머물렀던 자연의 기억이 조용히 깨어난다.
‘대지의 작가’라 불러주세요

그는 스스로를 ‘대지의 작가’라 칭한다. 땅을 주제로 작업해온 그는 자연의 질서를 따라 겸손히 붓을 들고, 대지와 대화하듯 그림을 그린다.
10여 년 전, 잡지사의 ‘그림산행’ 코너를 맡으며 2년간 전국의 산과 들을 돌았던 경험은 그에게 자연을 새롭게 바라보는 눈을 열어주었다. 그 후, 그의 붓은 언제나 자연 쪽을 향했다. 관찰된 풍경은 색과 붓, 터치 속에서 생명의 울림으로 되살아났다.
“이 그림 속에서, 당신은 무엇을 읽었습니까?”
그의 그림 앞에 서면, 문득 ‘조용한 대화’가 시작된다. 말은 없지만, 그림은 질문을 던진다.
“당신은 무엇을 읽었습니까?”
그는 관객에게 ‘진지한 자신과의 만남’을 선물하고 싶다고 말한다. 그림을 통해 스스로에게 묻고, 아주 조용한 방식으로 마음속 가장 바른 답을 발견하길 바란다. 그의 작품은 위로하려 하지 않는다. 그저 곁에 머무르며, 말없이 들어준다.

다음 울림은, 국경을 넘는다
서시환 작가는 지금 해외 전시를 준비 중이다. 그의 색은 언어를 초월하고, 그의 붓질은 누구에게나 조용한 울림이 된다.
“그림을 통해 대화할 수 있어서 감사합니다.”
그의 이 한마디가 모든 걸 말해준다. 서시환 작가의 세계는, 눈으로 보는 예술이 아니라 마음으로 듣는 이야기다.
한지 위에 쌓인 시간, 그 위로 흐르는 바람의 결, 그림이 아닌, 자연 자체를 마주한 듯한 감각. 그 속에서 당신은 무엇을 읽게 될까요?